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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거리가 아니라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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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14일 수요일

꿈은 거리가 아니라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6.6.14)

붉은 물결이 춤을 춘다. 온통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뿐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태극전사의 승전보가 울리면 월드컵 열풍은 ‘광풍’으로 돌변할 게 뻔하다. 그만큼 월드컵은 국민적 관심사다.

하지만 사회는 월드컵과 관계없이 돌아간다. 한국의 근간을 뒤흔들어놓을 이슈들도 예외 없이 쏟아지고 있다. 월드컵 기간이라고 멈출 이유도, 그럴 수도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월드컵 기간인 올 6~7월엔 주목해야 할 현안이 유독 많다. 5·31 지방선거 이후로 각종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뭐니뭐니 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미 FTA는 ‘한국사회의 근본 지도를 바꿀’ 만한 큰 이슈다.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하다.


'월드컵으로 뒤로 밀린 경제이슈들' 중에서 (이코노미21, 2006.6.12)



한국이 토고를 이겼습니다. 어제 저녁 월드컵 경기에서 거둔 통쾌한 역전승. 업무로, 사업으로, 학업으로... 각자 이런 저런 상황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던 우리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뜨거워져만 가는 월드컵 열풍을 느끼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걱정이 생겨납니다. 내가, 우리가, 월드컵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어제 오후부터 TV채널을 모두 점령해버린 월드컵. 아니 어제뿐 아니라 한참 전부터 TV를, 신문을, 그리고 우리의 생각을 꽉 채워버린 월드컵.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한 달쯤 월드컵 열기에 파묻힌다고 해서 나쁠 것 없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작용'을 걱정하는 일부의 우려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한미 FTA, 국민연금 개혁, 부동산 정책, 경제활성화 정책, 저출산 고령화 대책, 독도로 대표되는 일본과의 관계... 월드컵은 한 달이면 끝나지만 이런 이슈들은 우리의 삶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수 십년 동안 좌우할 변수들입니다. 이런 중요한 일들이 우리의 주목을 받지 못하며 방치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일들도 마찬가지겠지요.

한미 FTA 협상만 해도 그렇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든 부정적인 측면으로든, 한미 FTA는 우리 각자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메가톤급 이슈입니다. 하지만 국민도, 언론도, 정치권도 제대로 주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연내에 완료하겠다"는 대통령의 '선언'만 있을 뿐, 국민도 언론도 정치권도 '남의 일'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엄중하게 돌아가는 세계경제, 미처 피어보지도 못하고 다시 스러질 것만 같은 국내 경기상황... 하지만 월드컵 열풍에, 지방선거의 후유증에, 정밀하고 꼼꼼하게 챙겨야할 경제정책은 방치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축제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축제는 축제로 그쳐야 합니다. 모든 것을 잊고 빠져버리는 '해방구'가 되어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분명 꿈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그 꿈은 '거리'에서 흥겹게 큰소리로 외친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때로는 지루하고 때로는 힘든 '현장'. 그 현장에서 꿈은 이루어집니다.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연구실에서, 학교에서, 맨정신으로 중요한 것들과 정면으로 부딪쳐 이겨낼 때, 그때 꿈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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