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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ID, 특허분쟁에 발목 잡히나

RFID, 특허분쟁에 발목 잡히나

 

RFID기술이 지적재산권 분쟁에 휘말릴 위기에 직면했다. RFID에 대한 주요 특허 보유업체가 제기한 로열티 요구 때문이다.

로열티 분쟁의 시발점은 새로운 프로토콜인 EPCG2(Electronic Product Code Generation)표준. 이 표준은 여러 공급자로부터 제공되는 각기 다른 RFID 장비를 한 가지 방식으로 통일시키고 몇몇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EPCG2 프로토콜에서는 RFID 장비 업체인 인터멕 테크놀러지즈의 특허 기술이 적용될 확률이 크다. 이 회사는 최근 특허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에는 경쟁사인 매트릭스가 특허 일부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소송은 현재 계류중이며 공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인터멕과 매트릭스의 특허 분쟁은 새로운 프로토콜이 등장하기 직전 불거진 것이다. RFID 프로토콜 관할 단체인 EPC글로벌은 오는 10월 5일 프로토콜 표준을 확정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가운데 일각에서는 인터멕 이외의 여타 특허 보유 업체들도 잇달아 로열티를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며, 이같은 움직임이 RFID 발전을 저해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알버트슨즈, 프록터&갬블, 월마트, 독일 유통업체 메트로 등 이미 RFID시스템을 설치한 주요 기업들은 새로운 프로토콜 확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바코드를 대체할 무선 추적 기술인 RFID가 상점 도난을 방지하고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멕은 그동안 표준 제정에 협조적인 자세로 참여하던 중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이 회사는 RFID의 핵심적인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MIT 연구원 다니엘 엥겔스는 "EPCG2 표준 제정 과정에서 매트릭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기업들의 협업 체제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심각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표준 확립에도 방해가 된다”고 우려했다.

엥겔스가 연구 책임자로 있는 MIT의 오토-ID랩은 RFID 기술의 초기 개발을 선도했으며 로열티 없는 표준을 지향해 온 RFID 연구 기관이다. MIT는 지난해 표준화 추진을 EPC 글로벌에게 인계했다. EPC 글로벌은 바코드를 관리하는 UCC(Uniform Code Council)소속이다.

EPC 글로벌은 표준 고안과 기술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 기술은 특수 마이크로 칩 형태인 RFID 태그를 제품에 이식함으로써 작동하는 원리다. 부착된 태그는 화물적재 선착장이나 창고, 매장에 설치된 RFID 판독기에 위치신호를 보냄으로써 제품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전문가들은 EPCG2 표준이 현 시스템에 남아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RFID 기술을 시험 단계에서 실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와의 호환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다양한 경쟁관계의 프로토콜들이 사용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표준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RFID 판독기는 제조업체에 상관없이 모든 태그를 인식할 수 있다.

RFID 판독기 업체인 씽매직은 모든 태그과 호환되는 판독기를 제작하는 방법으로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새로운 종류의 태그가 도입될 때마다 판독기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엥겔스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한 업체가 로열티를 요구하고 나서면 다른 RFID 특허권자들도 로열티를 요구하게 돼 결과적으로 가격 인상이 초래되고, 초기 단계에 있는 RFID의 수요마저도 소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얼리언 테크놀러지즈, 매트릭스, TI, 필립스 반도체와 같은 RFID 장비 업체들이 로열티로 불어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멕 경영진들은 과거 휴대폰이나 노트북, 바코드와 같은 인기 기술들이 지적재산권 라이선싱 과정을 통해 시장에 나온 것을 선례로 들며 로열티의 정당성을 변호하고 있다. 인터멕 사장인 톰 밀러는 “크로스 라이선싱(특허의 공동사용과 상호허용)없는 제품을 꼽기란 힘들며 혁신은 이렇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밀러는 자사의 5개 RFID특허가 로열티 없이 제공되고 있으며, 이는 표준 참여 업체 중 가장 많은 수임을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RFID업체나 구매자들이 로열티 분쟁과 연관된 적은 없었다. 면도날 업체 질레트 대변인 폴팍스는 로열티 비용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있다. 질레트는 이번 로열티 주장에 대해 그다지 우려하지 않는다고 회사 대변인은 전했다. 질레트는 월마트에 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월마트의 RFID시스템 구축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는 기업이다.

한편 EPC 글로벌측은 인터멕의 특허 주장이 모든 표준 구축 절차에 있어서 통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며 기술 개발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인터멕 특허 기술의 대안을 모색하는 등 공급업체들에게 로열티 부담을 덜어 주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텍사스 인스투르먼트(TI) 경영진도 로열티 문제가 현재로서 크게 우려할 점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TI는 중소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풍부하고 변화에도 강하므로 에얼리언 테크놀러지와 같은 벤처업체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TI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대변인 빌 올렌은 로열티 요구에 대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악재도 아니며 단지 산업계가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태그 쇼크, 현실화 될까?
별 영향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인터멕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각종 RFID기기 구성요소에 5~7.5%를 로열티를 부과, RFID 특허 보유업체들 사이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인터멕의 밀러는 이를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특허 보유업체는 개발결과에 의한 이익을 원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기술이 위축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엥겔스에 따르면 인터멕 외의 다른 특허보유 기업들이 로열티를 받겠다고 나설 경우 RFID 태그 및 장비의 가격은 최고 2배까지 치솟을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가격이 두 배로 인상된다면 RFID 산업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RFID 컨설팅업체인 R4 글로벌 솔루션즈의 CEO 제프 리차드는 "현재 RFID 비용 하락이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로열티로 비용 상승 요소가 발생한다면 이러한 추세도 꺾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로열티 문제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인터멕을 비롯한 업체들이 성장 단계의 산업발전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대박'이 보이는 시장에서 스스로의 관에 못질을 하고 들어가는 격이기 때문이다. 미국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9150만 달러를 RFID장비에 투자했으며, 이 액수는 2008년 약13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망했다. RFID하드웨어에 대한 지출액도 2007년 8억 75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다.

리차드는 "모든 업체들이 RFID 기술이 발전되기를 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봐서 흐름에 역행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

 

Alorie Gilbert (ZDNet Korea)

200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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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www.zdnet.co.kr/news/enterprise/0,39024412,39130380,0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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